Horror
2026년 2월 8일 · 40 min read

우리의 시간

우리의 시간

나는 매일 아침 7시 32분에 일어난다. 정확히 그 시간에. 알람을 맞춰둔 적은 없다. 그냥 눈이 떠진다.

회사 복도를 걸을 때마다 이상한 기분이 든다. 내가 어제 걸었던 그 자리를, 오늘도 똑같이 밟고 있다는 느낌. 발바닥에 전해지는 감촉이 너무 익숙하다. 마치 같은 길을 수백 번 걸은 것처럼.

"오늘도 제 시간이네요."

팀장이 웃으며 말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입사한 지 6개월째다. 아니, 정확히는 알 수 없다. 입사 날짜가 기억나지 않는다. 계약서를 확인해봐야겠다고 생각할 때마다, 왜인지 다음 순간에는 그 생각을 잊어버린다.

"우리 팀은 가족 같잖아요."

회식 자리에서 선배가 말했다.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따라 끄덕였다. 그게 자연스러웠다.

집에 돌아와 달력을 봤다. 벽에 걸린 오래된 탁상용 달력. 이사 올 때부터 걸려 있었다. 날짜를 넘기려고 손을 뻗었는데, 이미 넘어가 있었다.

내가 넘긴 걸까? 기억이 나지 않는다.

2

출근길 지하철에서 같은 사람들을 본다. 항상 같은 칸, 같은 자리. 7호선 2번 칸 중앙 손잡이 근처의 검은 코트를 입은 남자. 파란 이어폰을 낀 여자. 학생처럼 보이는 안경 쓴 청년.

오늘도 그들이 그 자리에 있었다.

나는 문득 궁금해졌다. 저 사람들도 나를 매일 볼까? 나도 저들에게 '항상 같은 자리에 있는 사람'일까?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팀장이 불렀다.

"자네 실적이 좋아. 우리 팀 평균을 올려주고 있어."

실적? 나는 무슨 일을 하고 있지?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 나는 매일 출근해서 컴퓨터 앞에 앉는다. 키보드를 두드린다. 점심을 먹는다. 다시 일한다. 퇴근한다.

그런데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는지 설명할 수가 없다.

"감사합니다."

내 입에서 자동으로 대답이 나왔다.

점심시간에 동기인 민수에게 물어봤다.

"우리 정확히 무슨 일 하는 거야?"

민수가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나를 봤다.

"데이터 정리하고, 보고서 쓰고, 그런 거지. 왜?"

"아니, 그게... 구체적으로 어떤 데이터를?"

민수의 표정이 굳었다. 잠시 멍하니 허공을 보더니, 웃으며 말했다.

"피곤한가 보네. 오늘 일찍 들어가."

그날 저녁, 나는 책상 서랍을 뒤졌다. 내가 작성한 보고서를 찾았다. 날짜는 어제. 제목은 '일일 업무 보고'.

내용을 읽어 내려갔다.

"오전: 데이터 입력 및 정리. 오후: 보고서 작성. 특이사항: 없음."

그게 전부였다. 어떤 데이터인지, 무엇을 위한 보고서인지,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았다.

다른 날짜의 보고서를 확인했다. 모두 똑같았다. 날짜만 다르고, 내용은 완전히 동일했다.

3

그날 밤, 잠이 오지 않았다.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봤다.

나는 언제부터 이 회사에 다녔을까? 면접을 봤던 기억이 있다. 누군가 질문을 했고, 나는 대답했다. 그런데 그게 언제였는지, 누가 면접관이었는지, 어떤 질문을 받았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핸드폰을 꺼내 달력 앱을 열었다. 입사일을 확인하려고 했다.

화면에는 오늘 날짜만 표시되어 있었다. 과거도, 미래도 없었다. 스크롤을 해도 날짜가 바뀌지 않았다.

고장인가 싶어 껐다가 다시 켰다. 여전히 같았다.

벽의 달력을 봤다. 오래된 종이 달력. 오늘 날짜가 표시되어 있었다.

나는 천천히 다가가 손으로 페이지를 넘겼다. 내일 날짜가 나타났다. 다시 뒤로 넘겼다. 오늘로 돌아왔다.

그런데 이상했다. 내가 넘긴 종이에 손때가 묻어 있었다. 수없이 많은 손때. 마치 같은 페이지를 수천 번 넘긴 것처럼.

다음 날 아침, 7시 32분에 눈이 떴다.

출근 준비를 하는데, 신발장에서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어제 신었던 구두 밑창에 회사 복도의 타일 무늬가 찍혀 있었다. 선명하게.

그건 그냥 흙이나 먼지가 아니었다. 마치 복도 바닥이 구두에 각인된 것 같았다.

4

회사에서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오전 회의 시간. 팀장이 프레젠테이션을 시작했다. 화면에 그래프가 떴다.

"우리 팀의 효율성 지표입니다."

그래프는 완벽한 직선이었다. 매일, 정확히 같은 수치.

"보시다시피 안정적인 성과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누군가 질문했다. 신입인 혜진이었다.

"그런데 이게 정확히 무엇을 측정한 건가요?"

회의실이 조용해졌다. 팀장이 혜진을 봤다. 표정이 없었다.

"효율성입니다."

"네, 그건 알겠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효율성을 측정한 겁니다."

팀장의 목소리에 감정이 없었다. 혜진이 더 묻지 못하고 입을 다물었다.

회의가 끝나고, 나는 혜진에게 다가갔다.

"나도 궁금했어. 우리가 정확히 뭘 하는지."

혜진이 나를 봤다. 눈에 안도감이 스쳤다.

"이상하지 않아요? 모두가 일을 하는데, 아무도 그게 뭔지 설명하지 못해요."

우리는 점심시간에 따로 만났다. 회사 근처 카페.

"입사한 지 얼마나 됐어?" 내가 물었다.

"3개월... 아니, 맞나? 정확히 기억이..."

혜진의 목소리가 작아졌다.

"나도 그래. 6개월이라고 생각했는데, 확신할 수가 없어."

우리는 각자 핸드폰을 꺼냈다. 채용 공고를 검색했다. 우리 회사 이름을 입력했다.

결과가 없었다. 회사 웹사이트도, 채용 공고도, 아무것도 검색되지 않았다.

"이게 무슨..." 혜진이 중얼거렸다.

나는 회사 주소를 검색했다. 지도 앱에 건물은 나타났다. 하지만 건물 안에 입주한 회사 목록에 우리 회사는 없었다.

"출근할 때 건물 디렉토리 봤어?" 내가 물었다.

"네... 분명 있었는데..."

우리는 서둘러 회사로 돌아갔다. 1층 로비의 디렉토리 앞에 섰다.

5층. 우리 회사가 있는 층.

디렉토리에는 '공실'이라고 적혀 있었다.

5

그날 오후, 나는 민수를 찾았다.

"너 이 회사 입사할 때 어떻게 지원했어?"

민수가 키보드를 두드리다 멈췄다. 잠시 생각하는 듯하더니 대답했다.

"채용 공고 보고... 아니, 누가 소개해줘서... 잠깐, 어떻게 했더라?"

민수의 표정이 흐려졌다.

"기억 안 나. 이상하네. 분명 면접 봤는데..."

"면접관이 누구였어?"

"그게..." 민수가 이마를 짚었다. "생각이 안 나. 왜 생각이 안 나지?"

나는 다른 동료들에게도 물어봤다. 모두 같은 반응이었다. 입사 과정을 기억하지 못했다. 누구도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했다.

퇴근 시간이 다가왔다. 사람들이 하나둘 자리를 떠났다. 나는 일부러 사무실에 남았다.

6시 30분. 마지막 사람이 나갔다. 사무실에 나만 남았다.

나는 팀장 자리로 갔다. 서랍을 열었다. 인사 파일이 있었다.

내 파일을 꺼냈다. 이력서, 계약서가 들어 있었다.

이력서를 펼쳤다. 내 이름, 생년월일, 학력. 모두 정확했다. 그런데 사진이 이상했다. 분명 내 얼굴인데, 표정이 없었다. 눈에 초점이 없었다.

계약서를 확인했다. 입사일은... 공란이었다. 날짜가 적혀 있지 않았다.

급여 항목도 공란. 계약 기간도 공란.

서명란에만 내 서명이 있었다. 분명 내 필체였다.

다른 파일들도 확인했다. 민수, 혜진, 모든 직원의 파일이 똑같았다. 날짜도, 급여도, 계약 기간도 없이, 서명만 있었다.

그때 뒤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야근하시네요."

팀장이었다. 언제 들어왔는지 모르게, 바로 뒤에 서 있었다.

"아, 네. 일이 좀 남아서..."

"파일 찾으시나요?"

팀장의 목소리가 평소와 달랐다. 억양이 없었다.

"아니, 그냥..."

"돌아가세요. 내일 또 출근하셔야죠."

나는 서둘러 자리로 돌아가 가방을 챙겼다. 팀장은 계속 나를 보고 있었다. 눈을 깜빡이지 않고.

6

집으로 가는 길, 지하철에서 그들을 다시 봤다. 검은 코트의 남자, 파란 이어폰의 여자, 안경 쓴 청년.

정확히 같은 자리에, 같은 자세로 서 있었다.

나는 용기를 내어 검은 코트 남자에게 말을 걸었다.

"저기, 실례지만..."

남자가 나를 봤다. 눈동자가 움직이지 않았다.

"매일 이 시간에 타시나요?"

남자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냥 나를 봤다. 표정 없이.

지하철이 정거장에 멈췄다. 내 역이었다. 나는 서둘러 내렸다.

뒤를 돌아봤다. 남자가 창문 너머로 나를 보고 있었다. 여전히 같은 표정으로.

지하철이 떠났다.

집에 도착했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는데, 바닥에 발자국이 있었다.

내 신발 자국이었다. 그런데 방향이 이상했다. 현관에서 안쪽을 향한 발자국이 아니라, 안쪽에서 현관을 향한 발자국이었다.

마치 누군가 집 안에서 나가려다가 멈춘 것처럼.

나는 신발을 벗고 발자국을 따라갔다. 거실, 복도, 침실. 발자국은 침대 앞에서 끝났다.

침대 위에 달력이 놓여 있었다. 벽에 걸려 있던 그 달력.

나는 달력을 집어 들었다. 오늘 날짜 페이지를 넘겼다. 내일이 나왔다.

그런데 내일 날짜 칸에 뭔가 적혀 있었다. 아주 작은 글씨로.

"도와줘."

내 필체였다.

7

나는 잠들지 못했다. 침대에 누워 핸드폰으로 회사를 검색했다. 다시, 또다시.

검색 기록을 확인했다. 어제도 검색했다. 그제도. 매일 검색했다.

같은 검색어로, 같은 시간에.

새벽 3시 47분마다 나는 회사를 검색하고 있었다.

핸드폰 시계를 봤다. 3시 46분.

심장이 빨리 뛰었다. 나는 핸드폰을 내려놓으려 했다.

손이 움직이지 않았다.

3시 47분이 되자, 내 손가락이 저절로 움직였다. 검색창에 회사 이름을 입력했다. 검색 버튼을 눌렀다.

결과 없음.

손가락이 다시 움직였다. 검색 기록을 지웠다.

그제야 손이 풀렸다.

나는 숨을 몰아쉬었다. 방금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아침 7시 32분, 눈이 떠졌다.

출근 준비를 했다. 신발을 신으려는데, 구두 밑창을 확인했다. 어제와 똑같은 무늬가 찍혀 있었다. 회사 복도의 타일 무늬.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었다. 무늬가 더 선명해졌다. 마치 매일 같은 곳을 밟아서 깊이 파인 것처럼.

회사에 도착했다. 복도를 걸었다. 발밑의 타일을 봤다.

타일 위에 발자국 자국이 있었다. 희미하게, 하지만 분명하게. 수많은 발자국이 겹쳐져 있었다.

모두 같은 간격으로, 같은 방향으로.

내 발자국이었다.

사무실 문을 열었다. 모두가 자리에 앉아 있었다. 정확히 같은 자세로.

혜진이 나를 봤다. 눈에 공포가 가득했다.

점심시간, 우리는 다시 만났다. 같은 카페.

"이상해요. 모든 게 이상해요." 혜진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뭐가?"

"사람들이요. 모두가 똑같아요. 어제랑, 그제랑. 정확히 같은 말을 하고, 같은 행동을 해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혜진이 손을 내밀었다. "이것 좀 봐요."

손바닥에 뭔가 적혀 있었다. 볼펜으로 쓴 글씨.

"탈출 시도 7회. 실패."

"이거... 내가 쓴 건데, 기억이 안 나요. 언제 썼는지."

나는 내 손바닥을 봤다. 아무것도 없었다. 아니, 자세히 보니 희미한 자국이 있었다. 지워진 글씨의 흔적.

8

오후 회의 시간. 팀장이 또 같은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어제와 똑같은 그래프. 똑같은 말.

"우리 팀의 효율성 지표입니다."

나는 손을 들었다.

"질문 있습니다."

팀장이 나를 봤다.

"우리가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 겁니까?"

회의실이 조용해졌다. 모두가 나를 봤다. 표정이 없었다.

"효율성을 유지하는 일입니다." 팀장이 대답했다.

"무엇의 효율성입니까?"

"우리의 효율성입니다."

"그게 무슨 의미입니까?"

팀장이 한 걸음 다가왔다.

"자네 요즘 피곤한가 보군. 휴가가 필요한 것 같은데."

"대답해주세요. 우리가 뭘 하는 겁니까?"

팀장의 얼굴에서 표정이 완전히 사라졌다.

"자네는 여기 속해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그렇습니다. 그것이 전부입니다."

"속해 있다는 게 무슨..."

"회의 끝."

팀장이 돌아섰다. 다른 사람들도 일어나 나갔다. 마치 조종당하는 것처럼, 정확히 같은 속도로.

혜진만 남았다.

"우리 나가야 해요." 혜진이 속삭였다.

"어떻게?"

"사표 쓰고, 그만두면..."

"시도해봤어?" 내가 물었다.

혜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여섯 번. 매번 사표를 쓰는데, 다음 날이 되면 사표가 사라져 있어요. 그리고 나는 여기 앉아서 일하고 있어요."

나는 지금 당장 시도해보기로 했다. 자리로 돌아가 사직서를 작성했다.

"일신상의 사유로 퇴사하고자 합니다."

출력해서 팀장 책상에 올려놨다.

팀장이 사직서를 봤다. 읽지도 않고, 그냥 서랍에 넣었다.

"내일 봅시다."

"사직서 제출했습니다."

"내일 봅시다."

팀장의 목소리에는 어떤 감정도 없었다.

9

퇴근 후, 나는 다른 길로 집에 가보기로 했다. 평소와 다른 지하철 노선을 탔다.

그런데 이상했다. 분명 다른 노선인데, 같은 사람들이 타고 있었다. 검은 코트의 남자, 파란 이어폰의 여자, 안경 쓴 청년.

정확히 같은 위치에.

나는 다음 역에서 내렸다. 가본 적 없는 역이었다.

계단을 올라가 밖으로 나왔다.

내 집 앞이었다.

불가능했다. 완전히 다른 방향의 역인데, 어떻게 같은 장소로 나올 수 있지?

나는 다시 역으로 들어갔다. 역명을 확인했다. 분명 다른 역이었다.

다시 나왔다. 여전히 내 집 앞이었다.

세 번, 네 번 시도했다. 결과는 같았다.

나는 걸어서 가보기로 했다. 반대 방향으로, 계속 걸었다.

30분을 걸었다. 주변 풍경이 바뀌었다. 낯선 건물들, 낯선 거리.

그런데 모퉁이를 돌자, 내 집이 나타났다.

불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거기 있었다. 내 아파트 건물이.

나는 뛰기 시작했다. 무작정 달렸다. 어디든, 여기가 아닌 곳으로.

한 시간을 달렸다. 숨이 차서 멈췄다.

주변을 봤다.

내 집 앞이었다.

10

그날 밤, 나는 달력을 자세히 조사했다. 모든 페이지를 넘기며 확인했다.

각 날짜마다 작은 글씨가 적혀 있었다. 내 필체로.

"1일차: 이상함을 느낌"
"3일차: 탈출 시도. 실패"
"7일차: 기억이 반복됨"
"15일차: 도와줘"
"28일차: 나는 여기 갇혔다"

나는 오늘 날짜를 확인했다.

"43일차: 이제 기억하지 못한다"

43일차? 나는 입사한 지 6개월이라고 생각했는데.

다음 날짜들을 넘겼다. 계속해서 글씨가 적혀 있었다.

"89일차: 다른 사람들도 같은 상태"
"120일차: 시간이 반복되고 있다"
"200일차: 달력이 스스로 넘어간다"

마지막 페이지를 펼쳤다.

"365일차: 나는 이제 그들 중 하나다"

그 아래 다른 필체로 적힌 글이 있었다.

"1일차: 이상함을 느낌"

처음과 같은 내용이었다. 하지만 필체가 달랐다. 더 흔들리고, 더 절박했다.

나는 뒤로 넘겼다. 또 다른 365일이 있었다. 또 다른 필체로 같은 내용이 반복되었다.

계속 넘겼다.

수십 번의 365일이 반복되었다. 수십 개의 다른 필체로, 같은 절규가 적혀 있었다.

마지막 장에 도달했다. 가장 오래된 페이지.

"당신이 이걸 읽고 있다면, 이미 늦었다. 우리는 시간 안에 갇혔다. 매일이 반복되고, 기억은 지워지고, 우리는 같은 일을 반복한다. 탈출구는 없다. 당신도 곧 잊을 것이다. 그리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것이다."

손이 떨렸다. 나는 펜을 집었다. 오늘 날짜에 뭔가 쓰려고 했다.

손이 저절로 움직였다.

"1일차: 이상함을 느낌"

내가 쓰려던 말이 아니었다. 하지만 손은 계속 움직였다.

"나는 매일 아침 7시 32분에 일어난다. 정확히 그 시간에."

11

다음 날 아침, 7시 32분에 눈이 떴다.

출근 준비를 했다. 신발을 신으려는데, 밑창을 확인했다. 회사 복도의 타일 무늬가 새겨져 있었다.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어제도 이걸 봤던 것 같은데.

회사에 도착했다. 복도를 걸었다. 발밑의 타일에 희미한 발자국이 있었다.

내 발자국 같았다.

사무실 문을 열었다. 혜진이 나를 봤다. 눈에 뭔가 간절한 빛이 있었다.

"저기..." 혜진이 다가왔다. "혹시 이상한 거 느끼세요?"

"무슨?"

"아니... 아무것도 아니에요."

혜진의 눈에서 빛이 사라졌다. 표정이 없어졌다.

점심시간, 나는 혼자 카페에 갔다. 커피를 마시며 핸드폰을 봤다.

검색 기록이 이상했다. 매일 새벽 3시 47분에 회사를 검색하고 있었다.

나는 기억하지 못했다.

오후 회의에서 팀장이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우리 팀의 효율성 지표입니다."

그래프는 완벽한 직선이었다.

회의가 끝나고, 나는 팀장에게 물었다.

"저희가 정확히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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